여러분 안녕하세요.
예고한지 너무나 오래되어 이젠 전설처럼 구전 되어오던 약속의 드래곤볼 포스팅입니다. 사실 오래전에 예고했으니만큼 작업에 착수한지도 오래 되었습니다. 하지만 텍스트 자료만 신나게 늘어지고, 그러다보니 내용이 이리 튀고 저리 튀는 등 여러가지 하자가 많아 포스팅을 하지 않고 있었죠.
그러다보니 그냥 한 포스팅에 몰아넣기보다, 두 세편으로 나누어서 전개시키는 것이 낫다고 판단해서 이제야 올리게 되었습니다. 어디까지 이어질 지는 미지수입니다만 일단은 지껄이고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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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인기만화 드래곤볼의 캐릭터인 손오공과 베지터는 그 자체로 인기있을 뿐만 아니라 각각 하나의 인물 유형으로 굳어져버린 캐릭터였습니다. 선하면서도 순수한 실력의 승부를 좋아하는 손오공과, 자존심 강하고 외로운 베지터의 이미지는 훗날 수많은 컨텐츠에서 곧잘 오마쥬되곤 했습니다. 이 두 캐릭터가 굉장한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두 사람의 매력 자체도 분명했지만 둘의 라이벌 구도가 독자들로 하여금 더욱 흥미를 불러일으켰기 때문이기도 하죠.
같은 목적을 위해 싸우고 있긴 하지만 친구라기보다 라이벌이고, 서로 다른 모랄을 가진 채 협력하는 듯 협력하지 않는 듯한 두 사람의 관계는 실로 오묘한 것이었습니다.
둘은 라이벌 관계를 오래도록 지속했지만 베지터 등장 시를 제외하고 사실 항상 앞서나가는 것은 손오공쪽이었습니다. 베지터는 광렙을 통해 손오공을 간간히 따라잡곤 하지만, 손오공은 이내 새로운 경지를 얻어 멀리 달아나버리곤 하는 게 일상이었죠.
'어째서 손오공은 항상 베지터를 앞서나갈 수 있었을까'는 드래곤볼 팬 사이에서 항상 주요 관심사였습니다 물론 누군가는 '손오공이 주인공이라서' 이딴 소리나 지껄이고 있긴 했지요.
그래요, 맞습니다. 하지만 너무 원론적이고 재미가 없죠. 그런 지구가 돌고있어요 따위의 글을 읽으려면 차라리 백과사전이나 뒤지라고 합시다. 그런 말 많이 적혀있더군요.
http://www.eduqbook.com/shop/shopdetail.html?brandcode=001007000112&search=&sort=order
이거 대리광고 아님.
저는 좀더 본격적으로 분석하고 싶어서 이런 글을 써봅니다.
묘하게도, 손오공과 베지터는 서로를 천재라고 인정합니다. 물론 손오공은 베지터보다 잘 싸우는 주제에 베지터더러 '님 좀 짱이네요' 해봤자 조롱하는 것으로 밖에 안 보이는게 사실이지만... 손오공도 그건 알았는지 직접적으로 말하진 않죠. 하지만 그는 마음 속에서 진짜로 그렇게 느끼고 있었습니다. 이 내용은 셀 전에서 베지터와 트랭크스가 정신과 시간의 방에 들어갔을 때 확인할 수 있죠. 이 때 셀이 지상에서 만행을 저지르고 있고, 손오공은 베지터가 왜 빨리 안 나오지, 하며 속으로 '베지터는 천재다... 벌써 경지를 뛰어넘었을 텐데...'하고 초조해 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베지터도 손오공을 천재라고 인정합니다. 마인부우 전 마지막에, 한계를 거듭 깨가며 싸우는 손오공을 보며 독백으로 '너는 천재다. 네가 넘버원이다, 카카로트'이런 식으로 읇조립니다.
두 사람이 서로를 천재라고 인정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우린 존나 잘났어' 하는 자뻑 잔치의 극치인가?
물론 둘은 스스로도 자신들이 '너무나도' 강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약했을 당시에도 자신보다 강한 적들에게 천재라는 말을 섣불리 붙이지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천재라는 말을 허용한 것은 서로에게 뿐입니다.
상대에게 '천재'라고 부르는 것은, 자신은 따라가기 힘들다고 고백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천재는 말그대로 '범접할 수 없는 재능을 타고난 자'에 붙이는 경칭에 가까운 것이니까.
그러나 실제로 둘의 실력은 호각. 물론 손오공이 앞서긴 하지만 그러면서도 베지터를 천재라고 생각하며 자신보다 재능이 앞선 인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왜일까요.
그것은 둘이 가진 재능의 방면이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물론 전투를 한다라는 넓은 범위 내에서는 둘의 재능 방향이 같다고 할 수 있으나 좀 더 세부적으로 보면 좀 더 특색이 있는 부분들이 드러난다는 겁니다.
사이어인의 전투력 상승은 대충 이런 패턴이 있습니다.
법칙 1) 자신의 전투력이 클수록 전투력 상승이 크다.
법칙 2) 싸운 상대가 강할 수록 전투력 상승이 크다.
법칙 3) 죽음에 처했다 살아났을 때 더욱 강해진다.
이 법칙은 새삼스럽게 따로 증명할 필요조차 없을 겁니다. 대충만 봐도 다 기억하실 테니까. 이 법칙을 근거로 할 때 베지터는 손오공보다 압도적으로 강해야 정상입니다. 법칙 1, 2, 3 모두 베지터가 앞서고 있었거든요.
베지터와 손오공은 태어났을 때부터 전투력의 격차가 상당히 컸습니다. 사이어인에게 하급전사나 엘리트 전사니 하는 호칭을 붙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태어날 때 측정한 전투력에 의해 정해지죠. 그리고 이 태어날 때의 전투력은 재능의 척도이기도 합니다. 어쨌거나 손오공은 하급전사로서 지구에나 보낼만한 인재였고, 베지터는 왕자답게 엘리트 전사였죠. 전투력이 클 수록 상승도 빠르므로, 베지터의 전투력은 손오공보다 강해야 정상입니다.
또한, 베지터는 프리더 휘하에서 성장하면서 우주의 별들을 많이 정복했었습니다. 첫등장시에도 별 하나를 정복한 시점이었고요. 손오공이 어렸을 때 싸워온 지구인들은 전은하에서 알아주는 존나 약한 종족이었다는 걸 감안할 때, 프리더 아래에서 지구인보다 강한 외계인과 싸워온 베지터가 더 강해야만 하죠.
마지막으로, 죽음에 처했다 살아날 때입니다. 이건 뭐... 그생사의 기로에서 탈출하는 것은 중반 이후 베지터가 손오공에 비해 훨씬 많...(이 대목에서 필자는 차마 말을 마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런 여건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손오공이 베지터에 비등비등하거나 더 강한 경우가 대부분이었죠.
그것은 왜냐, 저 전투력 상승 법칙에는 빠진 또 하나의 법칙이 빠져있기 때문입니다.
법칙 4) 전투력은 기의 운용에 따라 뻥튀기 되거나 작아질 수 있다.
이 대목이 몹시나 중요합니다. 여기에 손오공이 베지터를 앞지를 수 있는 모든 희망과 근거가 존재합니다.
드래곤볼의 전투력은 아시겠지만 산술급수보다 기하급수에 가깝게 오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투력 개념이 처음 등장하던 라데츠 전만 해도 손오공의 전투력은 400전후였습니다. 그러다가 베지터 전에 2만 전후, 하지만 얼마 지나지도 않아 나메크 성에 도착했을 시엔 전투력이 십만을 넘기고, 프리더 전에서는 백만 이상을 훨씬 넘기고 있습니다. 이렇게 전투력이 팍팍 올라가는 이유는 바로 기의 운용으로 전투력이 계속해서 뻥튀기되기 때문입니다. 기본 전투력도 오르고 있는 와중에, 기를 증폭시키는 배수도 오르니까 나오는 결과입니다.
손오공은 어렸을 때부터 기를 다루는 훈련을 많이 받아왔습니다. 그것도 아주 체계적으로. 거북신선부터 카린, 신, 계왕 등 손오공은 많은 스승 밑에서 수련해왔습니다.
물론 기를 다루는데 천부적 재능도 있었지요. 에네르기파를 한 번보고 흉내낸다던지, 계왕 본인도 쓰지 못한 계왕권을 완성한다던지 그는 확실히 기의 운용을 타고났었습니다. 드래곤볼의 마니아인 테일러님의 포스팅을 보시면 잘 아실 수 있을 겁니다.
http://blog.naver.com/goku2002.do?Redirect=Log&logNo=10001564628
여기서 Q2. 부분을 보시면 손오공이 기를 다루는데 얼마나 굉장한 소질이 있는 지 잘 나와있습니다.
어쨌건 그는 기를 다루는 방식이 중요하다는 데에 눈이 일찍 트였고 그에 대한 훈련을 많이 합니다.
반면, 베지터는 첫 등장시 그 나이를 처먹도록 기의 운용에 대해 거의 알지도 못 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애초에 기의 감지도 못 하는 수준으로 스카우터에 의존해야했으며, 기를 신체 일부분에 모은다던가, 증폭시키는 작용을 알지도 못 하는 상태였습니다. 베지터와 오랫동안 함께 다녔을 라데츠가 손오공과 피콜로가 기를 증폭시키는 걸 보고 '믿을 수 없어, 전투력이 변화하다니!'하면서 놀라는데 그게 바로 증거입니다. 베지터도 손오공들과 만난 후 기를 감지하게 되고, 기를 부풀리는 방법들을 스스로 터득하긴 합니다만 체계적인 것도 아닐 뿐더러 손오공에 비하면 운용에 따른 전투력 상승폭도 미미했습니다(큐이와의 싸움에서 베지터는 처음으로 전투력을 조종하는데, 운용 전과 후가 고작 몇 천의 차이가 날 뿐입니다. 반면 손오공은 이미 4배의 계왕권도 쓸 수 있는 상태...).
둘의 훈련법만 보더라도, 손오공은 곰팡내나는 고전적 육체단련법을 하기도 합니다만 한편으론 정신과 시간의 방에서 가만히 앉아 명상을 하는 부분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기의 운용에 대해 새로운 방법을 모색한다고 할까요. 그 증거로 이런 훈련 뒤 손오공은 초사이어인 변신의 한계를 잘 파악했고, 기의 출력과 신체 안정의 타협점을 찾아내게 됩니다. 자연스러운 상태에서 초사이어인이 되는 방법도 익혔구요.
하지만 베지터의 훈련법은 대체로 육체적 단련에만 머무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중력에서 몸을 단련한다던지 식으로. 그런 훈련으로 육체의 강도는 분명히 강해질 수 있지만, 기의 운용에서 새로운 경지를 찾기는 쉽지 않죠. 물론 새로운 필살기를 개발한다던가 하는 모습으로 볼 때, 베지터도 기의 운용 연구를 전혀 안 한다고는 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역시 강해지고자 하는 그의 집념은 그를 맹목적인 육체 단련 쪽으로 기울게 만드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손오공이 셀 게임 이전에 베지터의 그런 단련은 육체에 고통을 주는 행위밖에 안 된다고 하는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여기까지 생각해볼 때, 둘이 각각 천재성을 드러내는 부분은
손오공 : 기의 운용에 있어 천재
베지터 : 단순 육체적 강함에 있어 천재
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둘이 기의 운용 단계를 맞춘 상태가 되면 베지터는 순식 간에 손오공을 따라잡습니다. 손오공은 초사이어인 1의 경지를 베지터보다 몇 년이나 빨리 깨우쳤는데, 베지터도 인조인간 전에 앞서 초사이어인 1의 경지를 깨닫자 둘의 힘은 대등해져버렸습니다. 마인부우 편에서 둘이 초사이어인2 단계에서 싸우면 또 비등비등하고요(물론 손오공은 초사이어인3라는 히든 카드를 숨기고 있었지만). 항상 손오공이 베지터를 앞서는 시점은 항상 전투력을 부풀리는 새로운 경지에 먼저 눈뜨는 부분입니다.
여기서 내릴 수 있는 판단은 베지터가 육체적 강함을 늘려가는 속도보다 손오공이 기를 증폭시키는 배수의 증가 속도가 더 빠르다는 겁니다.
전 베지터가 손오공을 이기지 못 하는 이유를 대충 이런 식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뭐 물론 이견이 있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런 쪽 의견은 또 그런 쪽 의견을 주장하는 분들이 증명해주셔야할 일이고.
다음 편에서는 둘의 필살기 통해서, 기의 운용에 대한 둘의 차이를 다시 한 번 검증해보겠습니다.